밥 위에 스팸을 올려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스팸을 포함한 햄과 소시지는 대부분 돼지고기로 만든다. 돼지고기를 제대로 익혀 먹지 않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는데 스팸도 익히지 않고 날로 먹으면 위험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 스팸 제조·유통업체 CJ제일제당은 스팸을 익히지 않고 먹어도 상관없다고 밝힌다. 스팸은 90% 이상이 돼지고기이긴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120도 이상까지 올라가는 레토르트 설비로 일정 시간 뜨겁게 가열된다. 이 과정에서 균이나 미생물이 완전히 박멸하기 때문에 익히지 않고 먹어도 괜찮다. 이 밖에도 비엔나와 프랑크 소시지는 훈연을 거친 후 무균 시설에서 포장되거나 포장 후 뜨거운 물에 담가 열처리 살균 과정을 거쳐 생으로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베이컨은 저온에서 훈연하는 최소한의 열처리만 하고 가열 조리한 뒤 먹어야 한다. 물론 제조 과정은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포장재에 ‘가열해서 드세요’와 같은 주의사항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반면 스팸 등이 멸균된 상태에서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물에 햄과 소시지를 씻고, 찌고, 삶는 과정에서 식품첨가물이 일부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햄과 소시지 특유의 붉은색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 아질산나트륨이 있다. 아질산나트륨은 과다 섭취하면 간과 신장이 손상될 수 있고, 체내로 흡수되면 혈액 내 적혈구의 산소 운반 능력이 감소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 결과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하루 섭취 허용량 대비 6.8%의 아질산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아이가 햄 등 육가공식품을 과식하면 하루 섭취 허용량을 초과할 수 있다.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아질산나트륨의 하루 섭취 허용 용량이 0~0.07㎎/㎏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아질산나트륨 등 식품첨가물은 대부분 햄과 소시지 기름에 녹아 있다. 물로 한번 씻거나 삶아서 기름기만 줄여도 식품첨가물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사카린나트륨, 산도조절제 등은 수돗물 정도의 찬물에서도 어느 정도 씻겨나간다. 그런데 대부분의 식품첨가물은 높은 온도에 약하기 때문에 한번 데치는 것이 좋고, 삶은 물은 식품첨가물이 녹아 있을 수 있으므로 조리에 사용하지 않는다. 익힐 때도 굽기보다는 찌거나 삶는 것이 좋다. 찌거나 삶으면 가공육 속 염분이 수분 속으로 빠져나가 기존보다 염분 함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