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분위기 속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지역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인근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분양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등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초 진행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1순위 청약에는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42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81가구)에는 1만1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3.7 대 1을 기록했고, 1가구를 모집한 59A 유형의 경쟁률은 3574 대 1까지 치솟았다.
메이플자이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단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 덕분에 청약 시작 전부터 수요자들 사이에서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곳이다. 3.3㎡당 분양가가 6705만원으로 역대 분양승인 아파트 중 두 번째로 높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해서는 낮은 수준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메이플자이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8일 28억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면적인 메이플자이 분양가는 17억3300만~17억4200만원 선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총 16개 단지, 1만8792가구다. 이는 올해 정비사업 분양물량 중 서울에서 공급되는 4만5359가구 중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4월 분양 예정인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도 벌써부터 ‘로또 청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포동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직 청약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공사 현장이 어디인지, 청약 일정이 언제인지 문의하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청약시장은 위축된 분위기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한 이후 지난해 서울 강북구·강동구 등에서 분양된 11개 단지가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기도 했다.
윤지혜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기조와 대출 축소에 따라 자금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 등 상품성을 고루 갖춘 ‘돈 되는 곳’에 청약통장이 몰리는 선별 청약 양상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