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퇴설과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부담스러운 것일까. 선수들을 보호하기보다는 일찌감치 외신 보도에 관한 사실을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팀 동료들과 다투다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사실을 인정했다.
영국 언론은 손흥민이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후배들과 맞붙는다 손가락이 부러졌다고 폭로했다.
영국 언론 더선은 14일(한국시간) “한국이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며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손가락 탈구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0-2 패)에서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졸전 끝에 탈락한 뒤 영국으로 복귀했고 11일 브라이튼과의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매체에 따르면 주장 손흥민은 대표 선수 중 일부 젊은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고 자리를 뜨려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 팀 결속이 중요한 순간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선은 “손흥민이 문제 삼은 후배 중에는 파리 생제르맹 에이스 강인도 있었다”고 전했다.
더 선은 어린 선수 몇 명이 재빨리 식사하고 탁구를 치러 갔고, 손흥민이 화를 내며 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손흥민에게 무례한 언행을 해 선수들을 진정시키던 중 손가락 탈구로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이강인과 손흥민 사이의 다툼인지, 다른 선수와의 충돌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실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 측은 더 선의 보도가 나온 뒤 곧바로 인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회 기간 일부 선수들 간에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탁구장에서 마찰이 있었다. 물리적인 (권투) 수준의 충돌까지는 아니었다. 손흥민이 (선수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영국 언론이 전한 아시안컵 기간 중 선수단 내 출동 사실을 일부 인정한 셈이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 클린스만호는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최악의 부진 끝에 완패, 무릎을 꿇었다. 무전술 논란과 갑작스러운 미국행으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경질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정몽규 회장이 임원회의에도 ‘노쇼’를 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자 축구팬들의 분노는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 분위기까지 좋지 않았다는 의혹을 어느 때보다 빨리 인정했다.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눈초리를 선수들에게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