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김민재 의존도가 심했다. 앞으로는 한 달 이상 지속될지 모르는 김민재의 공백을 걱정해야 한다.
김민재의 아시안컵 출전을 놓고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마음이 착잡하다. 이를 바라보는 독일 현지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내년 1월 12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2월 10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린다. 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같은 조로 편성됐다.
김민재는 한국대표팀에도 중요한 자산이다. 수비의 핵심이자 빌드업의 시작이다. 당연히 김민재의 대표 소집도 예고된 상황이다. 아시안컵은 내년 1월 12일부터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은 그보다 빨리 열린다. 김민재는 21일 볼프스부르크와 독일 분데스리가 16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비상이다. 김민재를 대신할 수비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쉴 시간을 주기 어려웠을 정도로 김민재가 뮌헨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는 쉴 시간이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구성 환경이 문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히트 등 월드클래스로 센터백 수비진을 구성했지만 숫자 부족이 문제였다. 부상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깊이 문제가 시즌 초반부터 발생하면서 김민재만 부담을 지게 됐다.
괴물답게 김민재만 신체적으로 단단함을 유지했을 뿐 우파메카노와 더 리히트가 차례로 다쳤다. 결국 김민재는 매 경기 선발로 나섰다. 90분 풀타임을 계속 소화했다. 독일 현지 언론까지 나서 김민재 혹사 문제를 지적할 정도였다.
11월 A매치 직전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보유한 수비수 3명 중 유일하게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며 올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올 시즌 소화 가능한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챔피언스리그도 조별리그 4경기를 모두 뛰었다고 꼬집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9월 2일 뮌헨 그라트바흐전부터 24일 쾰른전까지 교대 없이 풀타임 그라운드를 누볐다. 중간중간 국가대표 A매치 일정까지 소화했다. 올해 9월과 10월 대표팀에 소집됐다. 대표팀 경기만 4경기 출전했다. 11월에도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소화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장거리 이동거리까지 생각하면 체력 부담은 커진다.
혹사 논란을 알면서도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계속 투입했다. 그만큼 경기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18일 열린 슈투트가르트와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가 대표적이다. 경기가 끝난 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과 동료들은 물론 독일 현지 언론과 통계 사이트,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까지 나와 김민재의 활약상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꺾었다. 김민재가 공수에서 펄럭이며 날아갔다. 본업인 수비에서 완벽했고 수비수인지 헷갈릴 정도로 공격에서의 존재감도 대단했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첫 득점까지 터뜨리며 팀을 3-0 대승으로 이끌었다.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김민재는 경기 시작부터 몸놀림이 가벼웠다. 김민재가 벽처럼 버텼다. 슈투트가르트의 공격 방향을 읽고 곧바로 소유권 차단에 성공했다. 김민재가 있었기에 뮌헨은 곧바로 공격으로 돌아서 슈투트가르트를 몰아붙였다. 공격 전개 시 평소처럼 높은 라인까지 올라가 패스를 했다. 빌드업 능력이 좋고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이 패스하는 김민재이기에 가능한 전개법을 다시 보여줬다. 수비에 대한 헌신도 이어졌다. 전반 21분에는 퍼그노먼과 일대일 상황을 맞아 정확히 등을 돌리는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김민재가 정말 빛난 것은 공격에서다. 세트피스마다 공격에 가담해 좋은 제공권으로 위협했다. 마침내 고개를 저었다. 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파블로비치가 문전에 올린 공에 반응했다. 높이 뛰어올라 머리를 대고 골을 터뜨린 매우 정상적인 득점이었다. 그런데 오랜 VAR(비디오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느린 그림으로 봤을 때도 의견이 갈릴 정도로 찰나의 차이였다. 아쉽게 데뷔골 순간을 놓친 김민재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수비 상황에서 퍼그노먼으로부터 정확한 태클로 공을 빼앗으며 공수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다. 김민재는 골 취소의 아쉬움을 풀기라도 하듯 태클 성공 후 팬들을 향해 크게 환호해 더 큰 박수를 받았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뮌헨은 후반 10분 데이비스가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케인이 멀티골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파블로비치가 처리한 프리킥을 김민재가 머리를 들이댔다. 이 공이 케인 앞으로 떨어져 머리를 이용해 2-0으로 만들었다. 김민재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슈투트가르트의 수비에 맞아 굴절됐다고 판단한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케인의 단독 득점으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