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절정기가 도래하면서 가을 나들이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너무 많이 걷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효범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하루 1~2시간 정도 걷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 오래 걷는 것은 오히려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염증 반응이 촉진되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21일 조언했다.
가벼운 걷기는 퇴행성 관절염에 좋다.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이미 관절의 연골이 손상된 상태여서 만약 너무 오래 걸으면 관절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 걷기 전에는 반드시 5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이나 허리 관절을 이완시켜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뚜렷한 원인 없이 관절을 많이 사용하거나 오래 사용하면 나타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430만여명 중 50대 이상 환자는 387만여명으로 전체의 90%가량이 50대 이상 환자였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무릎 안쪽이 닳기 때문에 다리가 점점 오다리처럼 휘게 된다. 초기에는 무시하고 지나칠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걷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자세교정, 약물치료, 국소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충분하지만 관절염이 심해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 호전이 없으면 관절경수술, 절골술, 인공관절치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만약 관절염 통증이 심해 걷기조차 어렵게 하고 방치하면 다리 변형까지 일으키므로 중증 환자라면 근위정강골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법은 무릎을 더 사용해야 하는 시간과 빈도에 따라 고려하는 편으로, 65세 이상 고령의 심한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 활동이 많은 65세 이하 중년 환자는 근위정강골절골술을 먼저 고려한다. 근위정강뼈절골술은 굽은 다리를 정밀하게 절골 및 교정한 후 절골술용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고정하는 수술법이다. 굽은 다리를 교정해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부담을 분산시켜 관절염 진행을 막고 연골을 재생시키는 원리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가 주원인인 만큼 음식을 조심해야 할 것은 없다. 다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또 무리한 동작의 반복, 좋지 않은 자세 등이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것은 관절염 예방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면 관절에 부하가 적은 수영, 실내 자전거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