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먹는 음식 유전자가 바꿀 수 있다.

음식을 먹으면 유전자 작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으로부터 타고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 유전자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 결정돼 우리 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임신 초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중 하나가 엽산이라는 비타민이 필요한 ‘유전자 복제’ 과정입니다.

특히 임신 초기 3개월까지 엽산이 부족한 식사를 하게 되면 유전자 복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신경관 결손과 같은 심각한 기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산시성 고원지대에서는 건조한 기후로 인해 채소 섭취가 부족한 임산부가 많았고, 이로 인해 엽산 결핍으로 인한 신경관 결손 기형아의 출산율이 높았습니다.

이 사례는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유전자 복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우리는 타고난 유전자를 가지고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음식이 단순히 유전자 복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난 유전자가 정해져 있으면 음식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음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우리 건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로 피마 인디언(Pima Indian)을 들 수 있습니다. 피마 인디언은 원래 사막과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한 강인한 부족입니다.

이들은 섭취한 음식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적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미국 애리조나주에 살고 있는 피마 인디언들은 전통적인 식단에서 멀어져 정제된 흰 밀가루, 옥수수 가루, 버터, 치즈 등 고지방, 고칼로리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부족의 70%가 당뇨병을 포함한 성인병을 앓고 있습니다. 반면 멕시코에 거주하는 피마 인디언은 여전히 전통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며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두 집단인데 섭취하는 음식이 달라지면서 건강 상태가 많이 달라진 겁니다.

그러면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올까요? 그 이유는 바로 에피제네틱 유전학이라는 학문에 있습니다. 에피제네틱은 유전자의 변화 없이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에피제놈(Epigenome)’이라는 분자에 의해 조절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에피게놈은 게놈(genome)의 ‘위’에 작용하면서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그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조절하는 것이 후성유전체입니다. 에피제네틱 유전체는 음식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공급될 수 있습니다. 이 중 대표적인 후성유전체 작용 분자가 ‘메틸기(-CH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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