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라탕 이어 중국 과자 난리났다

제가 산 지난달 초에는 이 가격이 온라인 최저가였어요. 최근 지하철역에서 1봉지에 4500원에 팔고 있는 것을 보고 실망했어요. 그 사이에 가격이 내려가 있었어요.”

지난달 1일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 유행하는 밀크클래식 쌀과자(이하 밀크쌀과자)를 온라인에서 배송비까지 포함해 3봉지에 2만2700원을 주고 구입했다. 정가보다 60%가량 비싸게 산 것이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에서 간식 매장을 운영하는 민모 씨도 우유 쌀과자의 인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중간상인을 통해 제품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유사 제품까지 등장했다. 요즘은 좀 적지만 지난달에는 그 제품만 잘 팔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 과자인 우유쌀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들이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과거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나 농심 ‘먹태강’처럼 중고거래 앱에서 20%가량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사람도 생겼다.

이 과자는 중국의 ‘하남 하오이 푸드(Henan Haoyi Food)’가 생산하는 수입 과자다. 부드러운 식감과 분유를 연상시키는 맛으로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포대당 240g의 무게에 맞춰 2327여 개의 쌀과자가 개별 포장돼 있다. 총열량은 1360kcal이며 가격은 4000~5000원이다. 편의점 판매 가격은 4500원이다.

유통업계도 공통적으로 쌀과자의 인기를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우유쌀과자는 지난달까지 발주 수량에 제한이 있었다. 한때 주문 1회당 2개로 구매가 제한되거나 일정 기간 발주가 중지되는 식이다. 아직까지 제품 수급이 어렵다고 토로한 브랜드도 있었다. 한때 품절 대란을 겪었고, 지난달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유 쌀과자를 판매하는 편의점과 마트의 위치가 공유되기도 했다.

지난 14일 기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내 ‘배달의민족 스토어’도 서울 지역 기준 품절 상태다. 재고가 3개밖에 남지 않은 편의점도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4800원이나 2봉지에 1만1000원을 얹어 판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중국산 과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산 과자 등 가공식품이 식탁을 점령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과자 조미료 빵 라면 등 가공식품 수입량이 모두 품목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우유쌀과자가 속한 품목인 쌀과자 수입량은 지난해 5754t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4% 증가한 수치다.

마라탕 열풍도 중국산 식품 수입량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마라탕 훠궈 등 관련 소스와 혼합조미료 수입량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8만250t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9년보다 약 22% 늘었다. 이외에도 지난해 중국산 빵 수입량은 3133t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산 라면도 지난해 1984t을 기록해 역대 최다 물량이 국내에 들어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식품의 인기에 가격 요인을 꼽았다. 그는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가격을 구매 요인 1순위로 삼아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있다”면서 “가격이 싸고 용량이 큰 중국산 수입 과자가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유통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쌀과자, 마라탕 등 유행식품은 SNS를 통해 10~20세대 등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중국산 식품 인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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