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감기와 가상화폐공개, 디파이, NFT
2024년 4월 20일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가 실행됐다. 연준의 조속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적으로 조정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감기는 기본적으로 공급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에는 장기 상승 호재를 의미한다.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에는 항상 가상자산 업계의 성장이 있었다. 2012년 11월 첫 반감기가 실행된 이후 다음 반감기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약 50배 상승했고, 2016년 7월 두 번째 반감기 이후에는 초기 코인공개(ICO) 광풍이 시작됐다. 지난 2020년 5월 세 번째 반감기 이후에는 이른바 ‘디파이 여름(DeFi Summer)’으로 불리는 디파이 대유행이 시작됐고, 곧이어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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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광풍과 디파이 여름, NFT의 유행은 주로 이더리움 상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비트코인 반감기가 이러한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한 역학관계는 증명되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분 또는 추가 상승 예측이 가상자산 업계에 자금 유입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모험적인 신규 프로젝트가 시작될 뿐인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다른 가상자산의 가격도 함께 올리기 때문이다.
네 번째 반감기 이후의 예측
과거 세 번의 반감기 이후에는 비트코인의 파괴적인 가격 상승이 있었다. 공급이 줄어드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이번 반감기 이후에도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 맞지만, 2023년 초부터 시작된 장기 상승세, 그리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현물 ETF 호재가 반감기 이후에 일어났어야 할 상승폭을 미리 반영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인지 반감기 이후에 일어난 것 같은 현상이 2023년 하반기에 일어나기도 했다. 솔라나, 아발란체 등 다른 네트워크의 성장이 두드려지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인스크립션, BRC-20 밈코인 등의 새로운 시도가 일어났고 최근에도 ‘비트코인 레이어2’에 대한 대화가 활발하다.
현재로서는 금리와 전쟁 위기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정체되고 있지만 반감기의 ‘효과’가 작용하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우상향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수많은 새로운 시도가 시작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새로운 시도 속에 가짜 혁신, 가짜 비즈니스, 가짜 프로젝트가 많고 앞으로도 많다는 점이다.
ICO 광풍을 전후해서 우리나라만 해도 수백, 수천 가지의 코인과 토큰이 발행되고 백서가 발간되고 강남 특급호텔 볼룸에서 성대한 론칭 행사를 진행하며 수많은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고 ‘ㄴ자’ 차트를 그리고 상장폐지되면서 잊혀졌다.
디파이 광풍과 NFT 대유행도 마찬가지였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코드를 복사해 디자인만 새로 입힌 디파이 프로젝트가 우후죽순 등장해 수백~수천%의 연간수익률(APY)을 약속했고, 이 중 상당수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해 망했다. 최악의 경우 러그풀(주)로 사라진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디파이 프로젝트의 고유자산(native asset)에 투자한 이들은 큰 손해를 입었고, 러그풀의 경우 해당 디파이를 단순히 이용한 이들에게도 큰 피해가 났다.
NFT의 경우 특히 그림 파일 시리즈 형태의 NFT가 많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큰 손실 상태로 보인다. NFT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활동을 정지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자체에 투자한 사람들도 손실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블록체인으로 토큰을 발행하는 것, 탈중앙화 금융서비스(Decentralized Finance, DeFi), 대체불가능토큰(NFT)이 나쁜 것은 아니다. 기술과 금융의 혁신이다. 성공 사례도 많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준비되지 않은 이들이 토큰 발행과 디파이, NFT를 참칭해 의도적 또는 결과적으로 실패하는 것이 문제다. 외국 어디서 이걸로 이렇게 성공했다며 우리도 저렇게 성공하면 섣불리 투자를 권하고 그 말을 믿고 투자를 해버리는 게 문제다. 폭등 차트만 보고 거래소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토큰을 사버리는 게 문제다. 그렇게 블록체인 산업과 토큰 프로젝트는 ‘대부분 사기’라는 오명을 썼다.
무리한 비즈니스 모델로 투자를 유도하다
의도적 또는 결과적으로 사기가 되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에는 공통점이 있다. 동전을 찍어내기 위한 억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다.
ICO 광풍 시절 실패로 돌아간 프로젝트 상당수가 이런 모양이었다. 백서의 줄거리는 ‘우리가 ㅁㅁ 분야 전문가들인데 블록체인으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ㅁㅁㅁ 플랫폼을 만들어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빠르게 글로벌로 확장한다’는 식이다.
블록체인을 적용하겠다고 나선 분야는 지급·결제, 광고, 게임, 물류, 차량, 부동산, 소셜미디어, 뉴스, 동영상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산업을 아우른다. 낯설고 어려운 블록체인의 개념과 용어는 ‘4차 산업혁명’, ‘모두가 주인인 경제’, ‘글로벌 이노베이션’ 등의 선동 문구로 가려져 있다. 이런 형태의 프로젝트 설계는 패턴화됐고 실제로 백서 내용은 99% 동일한데도 프로젝트명과 산업분야만 바꿔치기한 백서도 다수 발견됐다.
백서와 로드맵은 계획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 실제로는 단지 투자 유치를 위한 재료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백서 내용을 다 읽기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인물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