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 스위스 취리히가 세계에서 가장 생활비가 비싼 도시로 조사됐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2023 세계 생활비’ 보고서를 인용해 싱가포르는 자동차 소유 비용과 함께 높은 술값과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취리히도 스위스 프랑 강세와 비싼 식료품·가정용품·오락 비용 등에서 지난해 공동 6위에서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뉴욕과 제네바가 공동 3위, 홍콩이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중국 도시는 순위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느린 회복세와 소비수요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도 엔화 약세로 도쿄는 23계단 하락한 60위, 오사카는 27계단 하락한 70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도시의 물가상승률이 비교적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는 생활물가가 321%나 급등했지만 여전히 가장 생활비가 싼 도시 자리를 지켰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공동 8위에 올랐지만 조사 시기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이전이었던 만큼 현재 생활물가는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반적으로 세계 물가는 현지 통화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평균 7.4%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해 8.1%보다는 소폭 하락한 것이다.
특히 공공요금은 5.7% 오르는 데 그쳐 조사 대상 10개 상품과 서비스 카테고리 중 가장 낮았다.
EIU 내 세계생활비 조사총괄인 우파 사나다트는 “2021~2022년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공급측면 충격은 중국이 지난해 말 팬데믹 봉쇄조치를 해제하면서 감소했고,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타난 에너지 가격 급등도 완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가) 상승 리스크에도 내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물가도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글로벌 생활비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8월 14일부터 9월 11일까지 전 세계 173개 도시의 400개 이상 개별 물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