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2억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Mr Beast)가 연간 9천억원 안팎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자신은 아직 부자가 아니며 이 돈을 모두 콘텐츠 제작 등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본명이 지미 도널드슨(25)인 그는 연간 수입이 약 6억~7억달러(약 7992억~9324억원)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하지만 도널드슨은 자신이 부유하지 않다며 “내 말은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지만 당장은 아니라는 뜻”이라며 “우리는 버는 돈을 모두 재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바보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재투자했다”며 “그리고 그것은 통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만드는 동영상은 대부분 대규모 세트를 매번 땅에서 새로 제작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15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 1만 2천 시간 동안 촬영할 정도로 장시간의 노력이 투입되기도 한다.
도널드슨은 이런 파격적인 영상으로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했다. 이날 현재 미스터비스트 채널 구독자 수는 2억3천9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올린 영상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것은 2년 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방해 촬영한 영상이다. 상금 45만6천달러(약 6억원)을 걸고 일반인을 모아 진행한 이 게임 영상은 조회 수가 현재까지 5억7000만회에 달한다.
타임지는 그를 ‘비디오 마법사’라고 부르며 “아이가 없는 30세 이상의 사람 중에는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겠지만, 그는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사람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어머니 수잔 패리셔는 이 모든 것이 크론병에서 비롯됐다고 회상했다. 크론병은 소화기관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도널드슨은 고교 시절 유망한 야구선수였지만 크론병 진단을 받아 경기와 훈련을 계속하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운동선수로서 더 이상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는 동영상 제작으로 눈을 돌렸다.
패리셔는 “너무 힘들었다”며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이 유튜브의 문을 열어줬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슨은 13세에 첫 채널을 시작해 이듬해 다시 연 두 번째 채널이 성공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슨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모두 군인이었고, 그가 어렸을 때 이혼했다고 한다.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어머니 팰리셔는 아들의 은행 계좌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도널드슨은 “나는 내 은행 계좌 중 어느 것에도 접근할 수 없다”며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뿐”이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그가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면서 벌인 여러 자선사업이 오히려 논란을 일으킨 것도 소개했다.
도널드슨은 1000건의 백내장 수술 비용을 지원하고 아프리카에 우물 100개를 파는 등 대규모 자선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근본적인 불평등을 해결하는 대신 영웅처럼 보이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비판이 아프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선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오, 멋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존경할 만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는 대신 따를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그가 고용한 직원이 콘텐츠 제작팀에 300명, 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드는 ‘피스터블'(Feastables)팀에 200명 이상 늘어 성장통도 있다고 전했다.
그의 회사에서 일을 그만둔 이들은 그가 영상 촬영 과정에서 세세한 안전 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성과에 대한 부담을 과도하게 줄여 직원들이 오래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