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부담,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 대신 전·월세를 택하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22만944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2011~2017년까지 50만~60만건을 유지하다가 2018년 72만1000건으로 올랐고, 2019~2020년 80만건대로 오름세를 보였다. 2021년 95만9000건을 기록했고 2022년 105만9000건으로 처음 1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임대차 거래 중 임대차 거래량은 70만1552건이었다. 직전 최고치인 60만7426건(2021년)보다 약 16% 높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는 52만7891건으로 역시 종전 최고치인 45만2620건(2022년)을 넘어섰다.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매수보다 임대차 거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집값이 전년 대비 하락했고 전셋값도 낮았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에 머무는 수요자가 많았다”면서 “매매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매매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6월 시행된 ‘주택임대차신고제(전월세신고제)’ 역시 전월세 거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택임대차 신고제는 전월세 거래 시 30일 이내에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는 제도다. 윤 전문위원은 “시행 이후부터 지난해 사이 전·월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고 재계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신고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