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서울 도심과 가까운 단지들도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서는 10억원 신고가를 기록했던 단지들이 최근 30% 넘게 가격이 내렸다. 현장에서는 추가 하락을 걱정하는 집주인과 거래가 없다는 공인중개사들의 한숨이 깊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삼선동 삼선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7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2008년 지어진 864가구 규모의 단지로 광화문 등 도심권 이동이 편리한 곳으로 꼽힌다.
같은 크기는 2021년 10억원에 거래돼 가격 상승 기대가 컸으나 한동안 거래가 없었으나 최근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8억원에 거래된 뒤 두 달 만에 7000만원 하락 거래가 발생하자 일부 집주인은 내놓은 매물을 다시 거뒀다.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단지뿐만 아니라 하락폭이 커지면서 매물을 다시 거둔 집주인이 많다”며 “지금은 ‘도저히 이 가격에 팔 수 없다’는 집주인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같은 성북구 내 돈암동 돈암삼성도 최근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전용 84m는 지난달 6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2021년 10월 고점(9억4500만원)과 비교하면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단지는 2022년 4월 8억93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거래가 끊겼으나 지난해 9월 7억59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매가 점점 하락하는 모습이다.
단지는 최근 하락 속에 거래가 활발한 단지로 평가됐지만 하락폭이 집주인 예상을 넘어서면서 거래가 다시 줄었다. 돈암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그럼에도 가격이 하락해 거래가 많았던 단지”라며 “최근에는 가격 하락폭이 워낙 커지다 보니 집주인이 매도를 포기하고 거래가 다시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근에 6억대 매물까지 나오는 등 집주인들의 하락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릉동 정릉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84㎡는 2021년 9억4500만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최근 7억2500만원까지 하락했다. 단지 내에는 같은 크기 사이에서도 8억원이 넘는 물건에서 7억원짜리 물건이 함께 나오고 있다. 일부 집주인 중에는 7억 이하로 매도할 수도 있다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변에 공급 예정인 신축 단지가 많아 기존 주택의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하락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