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전국 아파트값은 6.72% 하락해 IMF 구제금융 시기인 1998년(13.56%) 이후 25년 이내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도 올해 -6.28% 변동률을 기록해 역시 1998년 이래 낙폭이 가장 컸다.
이와 달리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아파트 가격은 연간 기준 상승한 것으로 조사돼 침체된 시장에서도 고가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KB국민은행이 공개한 12월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월간 전국 아파트값은 0.11% 하락하며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0.11% 하락하며 3개월째 상승세를 마치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이로써 올해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값은 모두 IMF 구제금융 이후 최대 하락했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 서울은 물론 경기(8.57%) 인천(9.68%) 등은 모두 10%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세부지역별로는 서울에서도 도봉구(11.31%) 노원구(10.58%)가 10% 이상 떨어져 가장 낙폭이 컸고 송파구(0.13%) 양천구(1.74%) 강남구(1.96%) 등 인기지역은 낙폭이 미미했다.
경기도에서는 동두천시가 -15.24% 변동률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고양시(-11.75%), 군포시(-11.74%), 남양주시(-11.17%)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도권 시군구 중에서는 과천시가 1.14% 올라 올해 유일하게 상승한 지역으로 기록됐다.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인기가 높은 시세 상위 단지는 보합 수준을 보이거나 일부 오른 곳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가격을 지수화한 ‘KB 선도아파트 50지수'(이하 KB50지수)는 올해 1.9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아크로리버파크, 압구정현대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국내에서 가장 높은 50개 아파트 단지가 포함된다. KB50 지수는 지난 5월 상승 반전한 뒤 상승세를 이어왔다.
대부분 아파트값이 고금리 영향과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고가 단지만 홀로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연간 기준 아파트 전셋값도 하락폭이 컸다. 서울(8.36%)을 포함한 수도권은 9.28%나 떨어졌고 전국 기준으로도 7.76% 하락했다. 역시 모두 1998년 이후 가장 큰 하락이다.
다만 아파트 전셋값은 대부분 지역에서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8, 9월 이후 상승 반전해 현재까지 상승하고 있어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실제 12월 기준 서울 ‘KB매매가격전망지수’는 75.9로 100보다 훨씬 낮지만 ‘KB전세가격전망지수’는 102.5로 100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지수 모두 중개업소를 상대로 조사하는데 0~200 범위에서 100보다 낮으면 3개월 이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뜻이며 100위면 ‘상승’한다. 관측이 더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