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가 ‘2000만원대 전기차(보조금 포함)’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동안 얼리어댑터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보급형 신차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차는 물론 수입차 업계까지 ‘반값 전기차’ 출시 대열에 속속 뛰어들 전망이다.
26일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5%에 달했던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61%, 올해 50%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내연기관차보다 가격대가 높은 전기차를 구매하는 ‘얼리어댑터 전기차 소비’가 끝나 전기차 보급화의 분수령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와 글로벌 브랜드는 보조금을 적용하면 2024년 2000만원~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새해 국내 시장에 출시될 보급형 전기차는 6종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경차 캐스퍼 전동화 버전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2024년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이 크게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까지 시작가가 낮아질 전망이다.
비슷한 가격대로 지난 9월 출시한 기아 레이 EV가 출시 이후 월 판매량 1300여대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지난 10월 기아 EV 데이에서 공개된 기아차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와 중형 전기 세단 EV4로 판매량 증대를 노리고 있다.
EV3는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원 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호평을 받은 EV9과 유사한 외관 디자인을 갖췄으며 고속도로 주행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기능 등도 장착될 예정이다.
보조금을 적용하지 않는 글로벌 출시가격은 3만5000달러에서 5만달러로 원화 4000만원 중후반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세단과 SUV의 중간 정도 전고를 갖춘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EV4도 2024년 말 출격한다.
KG모빌리티와 한국GM도 2024년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
올 하반기 KG모빌리티가 출시한 전기 SUV 토레스 EVX가 이미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원대로 시장에 안착했고 내년에는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인 ‘O100(프로젝트명)’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픽업트럭인 만큼 화물전기차 보조금을 적용받을 경우 가격대가 3000만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