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이정도로 지지율이 급등하는 건 평생 처음 봤다.

30일 만에 이렇게 지지율이 급등하는 것은 난생 처음입니다. ” – 14일 CNBC에서 미국의 보수 성향 정치 컨설턴트 프랭크 랜츠.

19일 현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다. 두 달 전 침울하기 짝이 없던 민주당의 분위기는 반전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넘긴 지 한 달도 안 된 사이 미 대선은 지각변동 수준의 지지율 변화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들어 한 번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로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 집계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지난 5일 해리스 지지율이 트럼프를 제치는 골든크로스를 기록했고, 19일에는 2%p가량 앞서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 지지율만큼 중요한 것이 경합주의 지지율이다. 해리스는 바이든이 열세를 보인 경합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에서 19일 현재 트럼프를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이 이겼지만 계속 지지율이 떨어진 ‘선벨트’ 지역에서도 해리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네바다 주에서는 해리스가 우세하고 애리조나 주에서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 시절 단념했던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해리스가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무당파가 적극적으로 민주당 지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민주당에 고무적이다. ABC뉴스·워싱턴포스트·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7월 5~9일에는 무당파 유권자 중 42%가 트럼프를, 40%가 바이든을 지지했지만 8월 9~13일 조사에서는 해리스가 48%, 트럼프가 40%를 기록했다. ​​​​​​

무당파의 대거 이동은 반트럼프 연대의 응집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수년간 일부 공화당원을 포함한 반트럼프 연대가 존재해왔지만 성별, 인종 등 여러 측면에서 트럼프의 정반대에 서 있는 해리스가 응집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 상승세에 컨벤션 효과를 배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반전을 일으킨 요인 중 하나는 해리스 캠페인의 메시지 선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때마다 상대 후보를 조롱하는 별명을 붙이면서 먼저 상대를 정의하곤 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을 교활한 힐러리(Crooked Hillary)라고 불렀고,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에게 졸린 조(sleepy Joe)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해리스에 대해 정의하기 전 해리스 캠프에서 먼저 트럼프를 정의했다. 해리스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처음 제기한 ‘이상한(weird)’이라는 단어가 신호탄이었다. 트럼프가 종종 주제를 떠나 장광설을 늘어놓는다는 것을 아는 미국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다.

바이든이 트럼프를 ‘민주주의에 대한 존재론적 위협’으로 정의한 것과 비교해 해리스 캠프의 젊고 경쾌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하다.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해리스-웨일스의 유세 연설 중 판세를 뒤집는 언어를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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