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파이터 추성훈이 2년 만에 격투기 무대에 돌아온다. 3라운드의 규칙이 모두 다른 독특한 경기 방식으로 싸운다. [사진 원 챔피언십]
‘반백세 파이터’ 추성훈(49)이 약 2년 만에 격투기 무대 복귀전을 치른다.
종합격투기 단체 원챔피언십은 22일 추성훈이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리는 원165 대회에서 킥복서 니키 홀스칸(41네덜란드)과 대결한다. 계약 체중은 85kg이며 종합격투기와 입식 기술을 결합한 특별 룰(슈퍼파이트)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추성훈과 홀즈칸은 3분 3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1라운드는 복싱, 2라운드는 무에타이(이상 서서 하는 기술), 3라운드는 종합격투기 룰을 적용한다.
추성훈이 격투기 무대에 복귀하는 것은 674일 만이다. 이전 경기는 2022년 3월 26일에 열린 원 챔피언십 ONE X 대회 종합격투기 라이트급(77㎏급) 아오키 신야(일본)전이다. 당시 47세였던 추성훈은 체력 열세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9세의 아오키를 상대로 55연타 펀치를 퍼부은 끝에 2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복귀전에서 맞붙는 홀즈칸은 추성훈과 달리 입식 기술에 특화된 선수다. 2019년 5월과 10월 원챔피언십 킥복싱 라이트급 타이틀 매치를 연달아 치르며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았다. 추성훈이 입식 위주로 진행되는 1·2라운드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추성훈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유도 남자 81kg급 금메달리스트다. 2004년 은퇴와 함께 종합격투기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도선수 출신으로는 드물게 수준급 타격 능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2009년에는 격투기 메이저리그 UFC에 진출해 전성기를 구가했다. 승패와 상관없이 매 경기 뜨거운 난타전을 펼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원 챔피언십에는 2018년에 접어들었다.
1975년생인 추성훈은 올해 만 49세다. 격투기 선수로는 증조부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식스팩이 선명한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추사랑 아빠’로 활동하면서도 훈련과 체력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20대 선수들과 달리 시간이 많지 않다. 이 나이에 마음을 비우고 쉬면 다시 컨디션과 체력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전성기를 지나서도 격투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추성훈은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버지는 늘 ‘인생의 갈림길에서는 평탄한 길 대신 험난한 길을 택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쉽고 편한 길을 걸으면 나태해지고 목표의식도 사라진다. 반면 어려운 길을 헤쳐 나가면 단련되고 성장한다. 방송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지만 지금 뽑아야 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격투기 선수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 추계 이 씨는 재일교포 유도선수 출신으로 추성훈의 인생 멘토였다. 추성훈은 아버지의 영전에 2년 만의 복귀전 승리를 바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