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끝까지 버티던 강남권 주요 아파트값도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은마아파트 등 대표적인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이 8개월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이 26일 발표한 12월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이달 0.14% 하락했다. 지난 4월 0.04% 감소한 이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시가총액(가구수와 가격을 곱한 수치)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이 지수는 가격 변동의 영향을 민감하게 반영해 전체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예상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상위 50개에는 △서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경기 과천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구 등 대단지 아파트가 포함돼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대장주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슬기로운 한 채’로 불리는 고가 대단지 아파트도 수요가 줄면서 하락 반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의 11월 평균 매매가(1층·직거래 제외)는 22억8300만원으로 10월 24억13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하락했다.
인근 대단지 잠실동 ‘리센츠’ 역시 전용 84㎡의 평균 매매가가 10월 25억4300만원에서 11월 24억26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넘게 하락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현금 부자들이 대출 없이 구입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덜 받았다. 다만 서울 부동산 매물이 점점 쌓이면서 매수심리가 약화되면서 주요 아파트 단지들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당분간 주택시장 거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상승세가 꺾였기 때문에 하락세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