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국내 맥주시장을 강타한 일본 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 캔’의 인기가 점차 가라앉고 있습니다. 일명 ‘왕개생맥주’로 불리며 지난 7~9월 월평균 280억원대 매출을 올렸으나 이후 판매액이 급감했습니다.
6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올해 10월 아사히맥주 소매점 판매액은 204억원으로 전달(341억원)에 비해 40.2% 감소했습니다.
아사히맥주는 2018년까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이어 소매점 매출 3위를 기록한 인기 브랜드다. 그러나 2019년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그동안 중국 칭다오, 네덜란드 하이네켄 브랜드에 매출이 지연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올해 6월까지 아사히맥주 소매점의 월평균 매출은 약 70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7월 아사히맥주가 생맥주캔 제품을 출시한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했습니다. 이 제품은 일반 캔맥주와 달리 뚜껑 전체가 열리고 그 위에 거품이 형성됩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왕개생맥주’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SNS(사회관계서비스망)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시중 편의점과 마트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이 영향으로 아사히 맥주 브랜드 소매점의 매출은 7월 278억원으로 전달(85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고 8월 223억원, 9월 341억원으로 판매 호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10월부터 판매액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입니다. 가을부터 맥주 수요가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도 다른 브랜드보다 매출 감소폭이 컸습니다.
맥주 성수기인 여름철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한 번 맛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낮아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최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개수 제한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희소성이 사라진 것은 인기가 식은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산 맥주보다 높은 가격도 수요층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 캔은 340ml 6병들이 약 1만6000원에 판매됩니다. 카스 355m 8개입 번들이 슈퍼 특판가 기준 1만1000원 이하지만 기준 용량당 가격을 비교하면 슈퍼 드라이 생맥주 캔이 약 2배 비쌉니다. 아사히 맥주는 전량 일본에서 생산하며 국내에는 별도 수입·판매법인이 있습니다.
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 캔은 일본에서도 일시적인 인기에 그쳤습니다. 현지에서 2021년 4월 출시한 이후 약 6개월 정도 인기를 끌었지만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독특한 패키지만으로는 인기를 지속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주류업계에서는 아사히맥주의 인기가 가라앉고 수입맥주 강자였던 중국 칭다오가 ‘오줌맥주’ 논란으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된 영향이 시장에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편 국산 맥주 브랜드도 계절적 요인으로 10월 들어 판매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9월 소매점에서 1704억원이 판매된 오비맥주 카스는 10월 매출이 1166억원으로 약 31% 감소했습니다. 또 하이트진로 테라(461억원→323억원)와 켈리(246억원→183억원),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167억원→133억원) 등도 10월 들어 소매점 판매액이 2030%가량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