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른바 ‘파킹통장’ 금리를 잇따라 높이고 있다. 파킹통장은 잠시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을 넣어뒀다가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저축은행들이 최고 금리를 높인 파킹통장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2일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하는 ‘참신한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별도의 우대조건 없이 예치금이 1억원 이하면 최고 연 3.5%, 1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면 연 3% 금리가 주어진다. 모바일 앱을 통해 신규 가입이 가능하며 19세 이상 개인(내국인)이 가입 대상이다.
OK저축은행도 1일 최고 연 7%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인 ‘OK페이통장’을 내놨다. 50만원 이하 예치금에는 연 4%, 50만원 초과 금액에는 연 0.5%의 기본금리를 준다. 아울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토스페이 등 4개 간편결제 업체 중 한 곳에 OK페이 통장을 결제 및 충전계좌로 등록하면 연 3% 우대금리를 준다. 50만원까지는 최고 연 7%의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아큐온저축은행도 최근 파킹통장인 ‘플러스자유예금’ 금리를 연 3.6%에서 3.9%로 인상했다. 개인정보 수집 이용에 동의하고 아큐온 멤버십 플러스에 가입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되며, 2000만원 이하까지는 최고 연 4.1%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올저축은행도 연 4%의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Fi커넥트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17일 연 2.3%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플러스박스)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렸다. 플러스박스는 ‘바로 이자받기’ 기능이 있어 매일 이자를 받는 ‘일복리’ 이자 효과가 생긴다. 예를 들어 5억원을 넣고 매일 이자를 받으면 일의 복리 효과로 한 달간 약 74만7000원(세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등이 파킹통장 금리를 높이는 것은 신규 고객을 늘리고 낮은 원가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또 예금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는 소비자들은 ‘환승’이 용이한 파킹통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입한 고금리 예·적금 만기가 끝나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낮췄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파킹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 특성상 장기 자금조달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게 저축은행권의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파킹통장은 정기예금에 비해 금리가 낮고 예치기간이 짧아 원가부담이 낮아 자금조달 경로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향후 금리가 내려갈 수 있어 1년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