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할까?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World Hypertension League)이 고혈압 경각심을 고취하고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혈관 노화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성인 기준 수축기(최고)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다.

고혈압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기 어렵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뇌경색·뇌출혈·심근경색·실명·만성신장병의 다양하고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이런 합병증 때문이다. 생명을 직접 좁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김경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유전·흡연·과음·잘못된 습관·운동부족·스트레스 등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으로 생긴다”며 “고혈압 합병증이 생기는 이유는 평소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하기 때문으로 이는 고혈압이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이 크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혈관 노화로 생기는 고혈압, 즉 본태성(1차성) 고혈압이다. 이때는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고혈압 약을 복용해 관리한다.

반면 일부 환자는 신장이나 부신질환, 호르몬 이상으로 고혈압이 나타난다. 이런 2차성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와 함께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김경안 교수는 “고혈압 치료에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고혈압을 예방·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해야 한다”며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고혈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당뇨병, 심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고혈압을 관리하려면 빨리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천천히 걷거나 일주일에 한 번 등산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 5회 이상 30~50분 정도 땀이 조금 나고 맥박이 빨라질수록 조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식단 조절도 필요하다. 소금 섭취를 하루 5g 이하로 줄이기 위해 음식은 싱겁게 먹는다. 소금·간장·고추장·된장은 적게 먹고 국·찌개·라면 국물은 남기는 것이 좋다. 채소·과일·통곡물·어류·견과류·저지방 유제품 등을 골고루 섭취해 전체적으로 소식하는 것이 좋다.

금연은 실패해도 반복적으로 시도한다. 절주도 도움이 된다. 적당한 술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적당한 경우에 한해서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도 혈압 관리에 중요하다. 명상, 깊은 호흡 또는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 조절이 어려울 때는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고혈압 약은 본인에게 맞는 약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종류도 많고 사람마다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두통·홍조·현기증·식욕이 없거나 기침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한다. 고혈압 약을 처음 먹기 시작할 때 꼭 약을 먹어야 하는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환자가 많지만 생활습관을 개선해 정상혈압이 유지되면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또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거나 자가에서 본인의 혈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압을 잴 때는 안정된 상태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1~2분 이상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바르게 앉아 팔을 책상 위에 놓고 심장 높이로 측정해야 한다.

올바른 측정을 위해 최소 30분 이상의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 식사, 운동을 피한다. 몸과 마음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아침 식사 전과 취침 전 2회 이상 측정하고, 한번 측정하기 시작하면 5~7일 연속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

김경안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식이요법·스트레스 관리·금연·금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은 고혈압의 근본 치료법이다. 고혈압의 경계 전후에 있으면 올바른 생활습관 병행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비약물 요법만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고혈압 약을 먹는 것이 좋다. 설령 고혈압약의 도움을 받더라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혈관 손상을 막을 수 있어 무서운 고혈압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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