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지수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금융주를 향한 외국인 투자자 수급은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수급이 기울고 금융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데 더해 분기 배당을 하는 금융주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2거래일(2일15일)을 제외하고 10거래일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KB금융 순매수액은 약 174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중 삼성전자(1조4660억원), 삼성에스디에스(1940억원)에 이어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어 카카오뱅크(440억원) 신한지주(400억원) JB금융지주(30억원) 등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9056억원의 대규모 순매도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2.47%(61.69p) 하락한 2435.90으로 25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금융주 순매수는 최근 주가 조종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확대가 오른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을 확대시키는 높은 자본비율(CET1),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 확대가 투자 포인트”라며 “배당 기준일 변경에 따라 금융지주는 2~3월 동안 총 두 차례의 배당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도 주주환원 관점에서 투자 모멘텀이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금융지주 및 은행 6곳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약 34% 밑도는 1조87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대출 성장 제한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함께 상생금융 비용 대부분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KB 신한 하나금융지주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소각과 함께 추가 매입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바탕으로 장기 투자자산을 지향하는 은행주에게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적 실적은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