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에는 본인 주량을 훌쩍 넘어 과음하는 일이 잦아진다. 차례차례 과음 후 갑자기 복통이 나타난다면, 그리고 이때 통증이 누워 있을 때 더 심해진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급성 췌장염은 연말 모임에서 과음과 과식이 반복되는 이 시기에 특히 주의해야 할 소화기 질환이다.
급성 췌장염은 말 그대로 췌장에 발생하는 염증 질환으로 주로 과도한 음주나 담석, 고중성지방혈증 등에 의해 생긴다.
이 중에서도 과도한 음주가 급성 췌장염 발병 원인의 3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췌장염 환자 대부분은 심각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은 명치나 배꼽 주변 상복부에서 시작해 등과 가슴, 아랫배 쪽으로 뻗어 나간다. 통증이 시작된 지 30분 이내에 강도가 계속 높아지고 호전되지 않고 몇 시간에서 며칠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가만히 똑바로 누워 있을 때 더 심해지고 쪼그리고 앉으면 조금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심하면 구역질 구토 발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정태주 교수는 “췌장은 복막 뒤 등에 있는 장기여서 똑바로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하고 앉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급성 췌장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혈액검사와 복부 CT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통상 혈액검사에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수치가 3배 이상 올랐고 백혈구 수치와 혈당 수치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췌장염의 80~90%는 대부분 단식과 수액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좋아지지만 일부는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음주로 인한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경우 치료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
오동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성 췌장염이 반복되면 췌장암의 주요인인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치료 후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