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도 청년처럼 젊음을 유지하려면 체력의 바탕이 되는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장년층은 이미 근육량이 크게 줄어 헬스장을 찾아 무거운 덤벨을 들어 오히려 부상을 입기 쉽다.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까?
◇젊게 살기 위해서는 근육을 반드시 유지해야 근육량은 40세 이후부터 자연적으로 감소하지만 50대에 약 1%씩 감소하고 80대가 되면 총 근육량의 최대 60%를 잃는다. 근육은 뼈나 관절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버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근육이 줄어들면 뼈나 관절에 무리가 간다. 생명활동 전반에 관여하는 근육이 감소하면 대사질환 발병 소지도 커진다. 근육은 1kg당 20kcal를 소모하지만 근육이 감소하면 미처 소모하지 못한 지방, 탄수화물 등 에너지원이 체내에 남는다. 이 물질들이 혈관을 흘러 대사증후군이나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근감소증이 있으면 심혈관질환은 3.6배, 당뇨병은 3배, 고혈압은 2배까지 증가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다. 또 체력이 떨어져 운동량이 줄어들고 그 여파로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퇴행성 질환은 가속화된다.
◇걷기, 최고의 운동노인이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쉬운 운동은 ‘걷기’다. 노인에게 걷기는 중강도의 유산소 신체활동이다. 제대로 걸으면 근력운동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그냥 걷기보다 ▲옆걸음 ▲발뒤꿈치로 걷기 ▲발끝으로 걷기 ▲10보마다 앉았다 일어나는 ▲팔이나 다리를 높이 올리는 등으로 동작에 변화를 주면 근력운동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물론 평형감각도 향상돼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에 부담이 가고 장시간 걷기가 어렵다면 물속에서 걷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중 스포츠는 지상에서 하는 운동보다 부력, 수압, 저항이 높아 작은 움직임에도 35배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무릎관절은 평소 체중이 주는 부담을 온전히 견디지만 물속에서는 부력으로 체중의 35~90%가 감소해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절과 관절 사이의 공간을 넓혀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노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다만 초기 골다공증 환자는 뼈에 제대로 된 자극이 있어야 하므로 지상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의자를 이용해 효과적인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발목을 돌리거나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어 발끝을 세우고 발목을 구부린 채로 뻗는다. 이어 어깨보다 약간 아래로 팔을 뻗어 노를 저듯 양팔을 잡아당겼다. 두 손을 빌듯이 모아 위로 올리고 만세 자세로 주먹을 쥐고 팔꿈치가 허리에 닿을 때까지 내린다. 양손으로 의자 뒤를 잡고 발뒤꿈치를 들고 내려간다. 발뒤꿈치를 뒤로 올리고 무릎을 90도로 구부린 뒤 내린다. 둘 다 38번 반복한다. 이런 동작이 어렵다면 아주 간단한 운동법이 하나 있어. 의자에 앉아 일어나기를 10번 반복하면 된다.
◇내리막길은 가지 말아야 하지만 계단을 내려가거나 내리막길을 걷는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영국 코번트리대 스포츠운동·생명과학연구센터의 매튜 힐 박사 연구팀은 노인들이 내리막길을 걸을 때 근육이 얼마나 약해지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연구팀은 6578세 노인 19명을 모집해 10명은 수평보행그룹, 9명은 내리막보행그룹에 배정한 뒤 30분간 걷도록 했다. 연구팀은 운동이 끝난 직후 15분 뒤, 30분 뒤, 24시간 뒤, 48시간 뒤 신체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운동 중 대사 부산물이 축적돼 근육이 약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평보행 그룹은 30분 만에 신체 기능 저하가 금세 회복됐다. 반면 내리막 워킹그룹의 신체기능은 48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특히 운동 후 24시간이 지나면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근육이 상당량 손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계단을 내려가거나 내리막길을 걷는 등의 활동은 근육 길이가 길어지는 ‘편심 수축’ 운동에 속하는데, 이 운동은 노인의 근육 약화와 신체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스쿼트 등 수축하는 운동은 노인의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